활동 기록강연 노트
커뮤니티·브랜딩 강연을 듣는 분들께 드리는 부탁: 성공담 말고 원리를 가져가세요
커뮤니티·브랜딩·조직문화 강연을 하는 바이트의 강연 노트입니다. 리더의 이야기가 개인의 성공담으로만 소비될 때 남는 막막함에서 출발해, 경험보다 적용할 수 있는 원리와 관점을 전하는 강연 방식을 이야기합니다.
강연을 시작할 때 늘 드리는 부탁이 있습니다. 제 이야기에 집중하기보다, 제가 던지는 질문을 지금 맡고 있는 브랜드와 커뮤니티에 바로 대입해보시라는 것입니다.
성공담은 무엇을 남기나
국내 리더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헨리 포드의 이름은 해외에서 개인의 성공담보다 대량생산 시스템이라는 방법론으로 남았습니다. 공장을 운영하지 않는 사람도 포드의 생산 방식을 공부합니다. 일론 머스크도 그의 인생보다 의사결정 방식이 더 많이 분석됩니다.
같은 인물이 한국에서 소비된다면 아마 ‘헨리 포드, 포기란 없다’나 ‘일론 머스크, 이민자에서 1등까지’ 같은 제목이 붙을 것입니다. 실제로 국내 리더들의 이야기는 이런 개인의 서사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뜨거운 동기부여를 줍니다. 하지만 듣고 나서 “그래서 내 일과 조직에는 어떻게 적용하지?”라고 물으면 답이 없습니다. 그 사람이 끝까지 버텼다는 사실은 남아도, 내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는 남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은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그래서 저는 강연의 방향을 다르게 잡습니다. 제가 겪은 일에는 당시의 환경과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그 특수성을 먼저 인정하고, 경험에서 얻은 날것의 통찰을 누구에게나 확인할 수 있는 사례와 데이터로 다시 풀어냅니다.
최근 두 번의 강연도 그렇게 준비했습니다. IDAC 국제디지털자산위원회 초청 강연에서 기업 대표님들께 조직 이야기를 할 때는 제 경험보다 구글이 성과가 높은 팀의 조건을 찾은 연구와 토스가 이틀 만에 서비스를 만든 사례를 먼저 꺼냈습니다. 스불재의 커뮤니티 리드 그로스 강연에서 1인 사업자들께는 실패한 스타트업들이 꼽은 가장 큰 원인이 시장의 수요 없음이었다는 분석에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제 이야기는 이 원리들이 실제로 작동하는 장면을 보여주는 최소한의 장치입니다. 강연의 핵심은 듣는 분이 자기 자리로 가져갈 수 있는 원리와 관점입니다.
레퍼런스는 시야를 맞추는 도구입니다
샤넬을 판다고 샤넬을 쓰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고, 애플 제품을 쓰며 스타트업을 한다고 스티브 잡스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레퍼런스는 시야를 맞추기 위해 보는 것입니다. 레퍼런스와 자신을 동일시하는 순간부터 오히려 자기 문제에서 멀어집니다.
제 강연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설명이 여러분의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보인다면, 그 차이를 짚는 것이 강연을 가장 잘 듣는 방법입니다. 우리 브랜드에서는 어디가 같고, 우리 커뮤니티에서는 왜 다르게 작동하는지를 따지다 보면 제 이야기는 잊혀도 자신의 전략이 남습니다.
강연은 생각의 촉매제입니다
강연 시간은 제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시간이 아니라 참석한 분들의 고민을 돕는 시간이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강연을 듣는 동안 자신만의 새로운 전략이 떠오른다면 그것이 연사로서 제가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보람입니다.
그래서 강연이 끝나고 제가 듣고 싶은 말은 “좋은 이야기였어요”보다 “돌아가서 이걸 해보려고요”입니다. 다음 강연에서도 같은 부탁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제 이야기보다 여러분의 문제를 들고 들어와 주세요.